자동차의 코드네임은 크게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 자동차 회사 사람들에게는 빠르고 정확하게 제품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고, 우리 같은 민간인은 아는 티를 팍팍 낼 수 있는 것이다. 코드네임 좀 들먹거려가면서 대화하면 확실히 뭔가 있어 보이고 차 좀 아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보자.
"BMW 5시리즈 지금 모델이 나온지 얼마나 됐지?"와 "BMW F10이 언제 나왔지?".
또는 "포르쉐 911 터보는 역시 993이지"와 "포르쉐 911 터보는 전전 모델이 제일 낫지"
를 비교해 보면 둘 중에 뭐가 더 있어 보이나. 전자면 차분히 읽어 주시고 후자면 뒤로 가기 버튼.
모든 자동차에는 고유의 코드네임이 있다. 코드네임은 기본적으로 세대 또는 보디 타입을 구분하는 역할을 하지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높이는 목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가장 잘 알려진 BMW와 벤츠가 대표적인 예다.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코드네임을 알면 대화도 한층 부드러워진다.
일단 코드네임이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동차의 코드네임은 섀시에 붙는 이름으로 세대가 바뀌거나 부분 변경의 폭이 클 경우에 달라진다. 그래서 섀시 코드라고도 불린다. 코드네임은 휠베이스의 버전에 따라서도 숫자가 세분화 된다. 혼다 같은 메이커는 AWD는 물론 3/5도어의 여부에 따라서도 숫자를 달리하고 있어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난감하다. 하지만 보통은 숫자와 알파벳을 묶거나 특정 단어가 쓰이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메이커는 알파벳과 2자리 이상의 숫자를 조합해 쓰고 있다.
코드네임은 메이커 내부에서 제품을 식별하는 기능을 한다. IT 제품에도 코드네임이 있고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타고 있는 차는 모두 섀시 코드를 갖고 있다 봐야겠다. 이렇게 많은 코드네임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무엇일까. 자동차 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BMW의 ‘E+숫자’ 또는 벤츠의 ‘W+숫자’이다. 수많은 메이커와 모델들이 있지만 코드네임이 유명한 경우는 정해져 있다. 앞서 말한 BMW와 벤츠를 위시한 독일 메이커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실 BMW와 벤츠, 일부 일본차만 알고 있으면 코드네임 공부는 끝난다.
전통적으로 BMW의 코드네임은 E를 사용해 왔다. 특히 주력 모델인 3시리즈와 5시리즈의 코드네임은 마니아들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다. BMW의 E는 영어로 개발 또는 발전을 뜻하는 독일어 ‘Entwicklung’를 의미한다. BMW의 첫 코드네임 F는 신형 7시리즈(F01)이며 롱 휠베이스 버전은 F02로 명명된다. 신형 7시리즈를 시작으로 BMW의 코드네임 이니셜은 모두 F로 시작하게 된다.
BMW가 코드네임 E를 사용하게 된 것은 생각보다 오래 전은 아니다. 첫 E는 1968년에 나온 뉴 식스 세단(E3)로, 이듬해에는 2800CS, 3.0CS의 뉴 식스 쿠페(E9)가 데뷔한다. 이런 식으로 E와 조합되는 숫자는 신차일수록 커지게 된다. 주요 모델의 코드네임을 알아보면 BMW의 3시리즈는 1975년 데뷔한 E21을 1세대로 구분한다. 그리고 초대 M3가 나타난 2세대가 E30(1983~1991), 3세대가 E36(1991~1999), 4세대는 E46(1999~2005), 현행 모델은 E90이 된다.
라인업의 허리인 5시리즈는 1972년 데뷔한 1세대가 E12, 2세대는 E28(1982~1988), E34는 3세대(1988~1996), E39(1997~2004)는 4세대, 바로 전 모델인 5세대는 E60이다.
기함인 7시리즈는 1세대가 E23(1977~1986), 세계 최초로 승용 V12 엔진이 탑재됐던 2세대가 E32(1987~1994), 3세대는 E38(1994~2001), 뱅글 디자인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4세대는 E65(2002~2009), 현 모델은 F01이다. F01도 롱 휠베이스는 F02, 방탄차는 F03, 하이브리드는 F04로 세분화 된다. 구형 6시리즈도 쿠페(E63)와 컨버터블(E64)로 다르다.
1989년 나온 최초의 Z시리즈 Z1은 당시의 3시리즈 섀시를 사용해 코드네임이 E30이지만 따로 /Z1을 붙여 구분한다. 이는 Z3도 마찬가지로 E36/7, 로드스터 버전은 36/8이 된다. 그리고 2003년 나온 Z4부터는 E85라는 코드네임을 별도로 사용한다. 모든 M 시리즈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M1의 코드네임은 E26이다.
BMW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실키 식스 엔진도 알아보자. BMW의 직렬 6기통 엔진은 1933년의 M78을 시작으로, 가솔린은 이니셜 M을 쓰고 있다. 하지만 M 버전의 엔진은 S로 구분된다. E46 M3의 경우 엔진 코드는 S54이고 나머지 자연흡기 6기통은 모두 이니셜이 M이다.
그리고 지난 2004년부터 이니셜이 N으로 변했다. 2.5 & 3리터는 N25, 트윈 터보 유닛은 N54B30이다. 그리고 5시리즈 GT에 얹힌 싱글 터보는 N55로 또 달라진다. V8도 6기통과 비슷한 흐름이다. 90년대까지 M 모델에 쓰인 V8은 S62(M5, Z8)였고 현 M3의 엔진은 S65이다. 2001년부터는 N62가 도입됐고 X6 등의 모델에 쓰이는 새 트윈 터보는 N63이다. 최강의 6기통 디젤로 평가 받는 3리터는 282마력이 M57TU2D30, 7시리즈에 올라가는 306마력은 N57D30TOP으로 다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W로 대변되는 코드네임을 갖고 있지만 BMW 보다는 복잡하다. 우선 대표적인 W는 세단에, S는 왜건, C는 쿠페, A는 카브리올레, R은 로드스터, X는 크로스오버 또는 SUV를 가리키며 각각의 이니셜에 3자리 숫자를 조합해 세대를 구분한다. 하지만 반드시 이런 공식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M과 GL은 W로 시작한다. 반면 GLK(X204)나 GL(X164)는 이니셜로 X를 쓰고 있다.
대표 모델인 E 클래스를 살펴보면 현 모델은 코드네임 W212의 8세대에 해당된다. E 클래스라는 이름이 쓰이기 시작한 때는 5세대부터지만 벤츠는 1953년에 데뷔한 180(W120)을 시작으로 잡고 있다. W120은 1961년 W110으로 진화하는데 코드네임의 숫자가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E 클래스 중에서 신차임에도 숫자가 줄어든 것은 W110이 마지막이다. 이후 벤츠의 중형 모델은 1968년의 3세대(W114/W115), 1976년의 4세대(W123), 1984년의 5세대(W124), 1995년의 6세대(W210), 2003년의 7세대(W211)로 발전한다.
기함인 S 클래스는 현 모델이 8세대이다. S 클래스라는 이름이 쓰인 것은 1972년 데뷔한 W116부터지만 그 뿌리는 1954년의 W180 폰톤까지 내려간다. 이후 W180은 1세대로 구분되는 W111까지는 숫자가 줄어들었고 2세대인 W112에서 3세대 W108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S 클래스라는 이름이 등장한 W116부터는 계속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W116은 6세대에 해당하며 이후부터는 모델 체인지의 주기도 길어진다. S 클래스는 1979년의 5세대(W126), 1991년의 6세대(W140), 1999년의 7세대(W220), 그리고 현행 모델인 8세대(W221)로 진화한다.
벤츠의 엔진 코드는 가솔린이 M, 디젤이 OM으로 시작되고 섀시처럼 세 자리 숫자가 조합되는 방식이다. 2004년까지 쓰였던 1.8~2.3리터(수퍼차저 포함) 4기통 엔진은 M111 같은 식이다. 벤츠의 직렬 6기통 가솔린은 1951년~1980년까지 쓰인 M180이 대표적이고 1972년에 나온 M110은 DOHC가 처음 적용됐다. 그리고 1997년 V6로 전환되면서는 M112로 코드가 바뀌었고 2004년부터는 M272가 주력이다. M272는 2.5와 3리터, 3.5리터 3가지 배기량으로 나뉜다.
V8은 1999년부터 4.3, 5리터, 5.5리터 수퍼차저가 적용된 M113이지만 지금은 M273으로 바뀌었다. 같은 V8이지만 AMG의 6.3리터는 M156, 새 수퍼카 SLS AMG는 M159로 코드가 다르다. V12 엔진은 1992년의 M120을 시작으로 5.8리터로 배기량이 줄은 M137, 그리고 트윈 터보가 도입된 유닛은 M275(6리터는 M285)로 명명된다. 파가니 존다에 쓰이고 있는 AMG의 7.3리터 유닛은 오래된 M120이다. 디젤은 OM으로 시작한다. 쌍용 무쏘에 쓰였던 OM602는 1987~1993년 사이에 쓰인 엔진으로 초기 유닛은 2.5리터, 차후 2.9리터가 나왔다. OM602는 1999년까지 E 클래스에도 쓰였다.
아우디는 독일 럭셔리 3사 중에서는 가장 코드네임이 간단하다. 승용차의 경우 세그먼트를 나타내는 알파벳과 세대를 표시하는 한 자리 숫자로 코드네임이 구성된다. A4는 폭스바겐의 그룹 B 플랫폼을 공유한다. 따라서 코드네임의 이니셜은 B로 시작하고 현 모델은 B8이 된다. 현 모델은 A4라는 이름을 사용한 이후 4세대에 해당되고 최근 들어서는 풀 모델 체인지의 주기가 빨라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A5와 S5 쿠페도 B8이며 B1은 1974년 나온 80이다. A6는 100에서 이름이 바뀐 C4(1994~1997)을 1세대로 따지고 2세대는 C5(1998~2004), 현 모델은 C6이다. 기함인 A8은 1994년의 D2를 1세대, 바로 전의 V8은 D1이다.
폭스바겐도 플랫폼에 따라서 구분이 된다. 골프는 흔히 Mk1으로 불리는데, 정식 코드네임은 A1/Typ 17 또는 VW360이다. 골프 역시 플랫폼과 세대를 나타내는 숫자를 조합한다. 파사트도 B1으로 시작해 현재는 6세대인 B6 PQ46으로 발전해 있고 후속 모델은 PQ47이 된다. P는 승용차를 의미하고 Q(독일어로 Quer)는 가로 배치, L(Längs)은 세로 배치이다. 플랫폼만 알면 엔진 배치도 알 수 있다. 폭스바겐은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짜면서 코드네임도 새롭게 설정했다.
골프 코드네임
1세대 Mk1 - A1/Typ 17(1974~1984)
2세대 Mk2 - A2/Typ 19E(1985~1992)
3세대 Mk3 - A3/Typ 1H(1991~1998)
4세대 Mk4 - A4/Typ 1J(1997~2005)
5세대 Mk5 - A5/Typ 1K(2003~2009)
6세대 Mk6 - A6/Typ 5K(2009~ )
포르쉐의 경우 코드네임을 파악하기가 정말 쉽다. 우선 대표 모델인 911의 경우 현재 6세대로 발전해 있고 모두 9로 시작하는 3자리 숫자가 조합되고 있다. 숫자의 증가도 근래 들어서 일정해 지고 있다. 초대 911의 원래 이름은 901이었지만 가운데 숫자 0이 붙는 차명의 상표권을 푸조가 갖고 있었기 때문에 단 82대만 생산되고 지금의 차명으로 바뀌었다. 터보 모델이 추가된 것은 930부터이며 이 2세대 모델은 911 중에서 가장 오랜 기간 생산되었다. 911 초기에는 코드네임의 숫자가 큰 폭으로 뛰었지만 최근에 와서는 점점 좁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3자리 수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일까? 이런 식으로 나가다가는 앞으로 몇 세대 후에는 911의 코드네임이 1천 번 대를 넘게 된다.
포르쉐 911 코드네임
1세대 - 901(1964~1973)
2세대 - 930(1973~1988)
3세대 - 964(1988~1994)
4세대 - 993(1994~1998)
5세대 - 996(1998~2004)
6세대 - 997(2004~)
박스터 - 986(1996~2004), 987(2005~)
카이맨 - 987C
카이엔 - 9PA
파나메라 - G1
코드네임이 강조되는 게 독일차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 메이커도 코드네임으로 통용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예를 들어 혼다, 마쓰다는 코드네임으로 부르는 경우를 상당수 본다. 만화 이니셜 D를 보면 일본차들의 코드네임이 대거 나온다. 대부분은 특별한 설명 없이 코드네임만 부르기 때문에 차를 보고서야 파악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이키의 EK9은 동당상회 사장이 심혈을 기울인 머신이야”라고 했을 때 코드네임 모르면 참 뜬금없는 소리다.
EK9은 1996~2000년 사이에 나온 6세대 혼다 시빅의 타입-R을 가리킨다. 마니아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시빅이 바로 EK9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6세대라고 해도 일반 3도어는 EK6, 2001년에 나온 모델도 2도어는 ES, 3도어는 EP로 구분된다. 이렇게 시빅은 대단히 복잡하다.
예를 들어 1988~1991년 사이에 나온 4세대만 해도 도어와 트림에 따라 섀시 코드가 달라진다. 주력 트림의 경우 코드네임은 EF, 1992-1995년의 5세대는 EG2, EG6는 1992-1995년 사이에 나온 5세대이다. 그리고 3도어 스포츠 쿠페로 인기 높았던 인테그라 구형은 DC2(1994~2001), 2006년 단종된 모델은 DC5이다. 레전드는 1세대 KA1(1985~1990)으로 시작해 대우 아카디아로 익숙한 2세대는 KA7/KA8(1990~1996), 3세대는 KA9(1996~2004), 그리고 현 모델은 KB1(2004~)이다.
혼다 시빅 코드네임
1세대 (1972~1979)
2세대 (1980~1983)
3세대 (1984~1987)
4세대 - EC/ED/EE/EF(1988~1991)
5세대 - EG/EJ1/EJ2(1992~1995)
6세대 - EK9/EJ8/EJ6/EM1(1996~2000)
7세대 - EM2/ES1/EP3(2001~2005)
8세대 - FN2/FD2/FG28(2006~ )
토요타는 만화 이니셜 D 때문에 유명해진 코드네임이 하나 있다. 바로 AE86이다. AE86은 1984~1987년 사이에 나왔던 카롤라 시리즈 중 하나로 출력은 낮지만 가볍고 뒷바퀴굴림이라는 특성 때문에 마니아들의 인기를 모았다. 토요타와 스바루가 공동 개발한 경량 스포츠 쿠페의 프로젝트명도 다름 아닌 086A이다. 이런 걸 본다면 코드네임 자체가 전통을 강조하는 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토요타의 미드십 로드스터였던 초대 MR2는 AW10/AW11(1984-1990), 이니셜 D에 나왔던 2세대는 SW20(1991-1996), 그리고 2001년에 나온 모델은 ZZW30이다.
렉서스는 약간 긴 편이다. 렉서스의 첫 모델인 LS는 UCF와 숫자를 조합되고 세대에 따라 일정하게 숫자가 커지고 있다. 2006년 데뷔한 4세대의 경우 처음으로 롱 휠베이스 버전이 더해지면서 코드네임도 세분화 되고 있으며 코드네임도 USF로 바뀌었다. ES는 5세대 만에 이니셜이 2번이나 바뀌었다. 렉서스 브랜드 전체의 코드네임은 듣기에도 거창한 F1(Flagship+No. 1 vehicle)으로 80년대 초반에 기획됐다.
렉서스 LS 코드네임
1세대 - UCF10/UCF10 II(1989~1992)
2세대 - UCF20/UCF20 II(1994~1997)
3세대 - UCF30/UCF30 II(2000~2003)
4세대 - USF40/USF41(2006), UVF45/UVF46(2007), USF40 II/USF41 II(2009)
ES 코드네임
1세대 - VZV21(1989~1991)
2세대 - VCV10(1992~1996)
3세대 - MCV20(1997~2001)
4세대 - MCV30(2002~2006)
5세대 - GCV40(2007~)
닛산의 스포츠 쿠페인 실비아는 S12로 불렸던 200SX로 시작된다. 실비아의 코드네임은 아주 간단해 이후 S13 CA18DET(1988-1990), RS13 CA18DET(1990-1991) 180SX로 변하고 91년에 나온 실비아의 경우 수퍼하이카스가 장착된 모델은 KPS13으로 불렸다. 그리고 S14는 (1994-1998)로 넘어오면서 엔진도 SR20DET로 업그레이드됐다. 실비아는 2001년 모델인 S15를 끝으로 단종된 상태이다. 실비아의 후속이 다시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럴 경우 코드네임은 S16이 유력하다. 국내에 출시된 370Z는 트윈 터보로 유명했던 300ZX가 Z32(1990-1996), 바로 전작인 350Z는 Z33(2003-2008), 그리고 현 모델은 Z34가 된다.
랜서 에볼루션처럼 스카이라인 GT-R은 닛산의 대표 차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GT-R 모델은 일본의 스포츠카 중에서는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그 코드네임이 너무 잘 알려져 있다. 현대적인 GT-R은 1989년에 나온 BNR32이다. 흔히 R32로 불리지만 풀 코드네임은 BNR32이며 이후 1995-1998의 BCNR33, 1999~2003년의 BNR34로 이어진다. 현 모델인 ‘GT-R’은 이전과 달리 스카이라인에서 분리되었지만 코드네임은 BNR35로 전통을 잇고 있다. 스카이라인의 코드네임은 V35로 바뀌었다.
닛산의 전통적인 엔진이었던 직렬 6기통 유닛은 RB 시리즈가 있다. RB 시리즈는 배기량을 가리키는 숫자가 뒤에 붙으며 이중 최고봉은 너무나도 유명한 RB26DETT이다. R32~R34까지 GT-R에 쓰였던 RB26DETT는 일본 튜너들에게 가장 친근한 튜닝 소재였으며 마니아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뜻을 풀이해 보면 RB는 Race Breed, 26은 배기량, D는 DOHC, E는 전자식 연료 분사, 그리고 TT는 트윈 터보를 의미한다.
닛산은 코스트 절감을 위해 엔진을 통합한 상태이다. 오랫동안 사용해 온 RB와 SR 시리즈를 단종 시키는 대신 다양한 VQ 엔진을 내놓고 있다. 인피니티 모델로 익숙한 VQ 엔진은 2리터부터 4리터까지 커버하는 범위가 아주 넓다. VQ는 배기량에 따라 VQ20DE와 VQ25DE, VQ30DD 등으로 나뉘며 가장 최신 기술이 접목된 엔진은 G37에 올라가는 VQ37VHR이다.
여기서 HR은 ‘High Revolution’ 또는 ‘High Response’를 의미한다. 인피니티의 코드네임은 유럽 스타일이다. 간단하게 알파벳과 2자리 숫자로만 조합된다. 주력인 G의 경우 1세대 P10(1991~1996)으로 시작해 2세대 P11(1999~2002), 그리고 새로운 스카이라인이 나오면서 V35로 이니셜이 바뀌었다. 현 모델인 4세대는 V36이다. 이외의 모델도 비슷해 EX는 J50, FX는 S50과 S51로 명명된다.
미쓰비시도 모델에 따라 이니셜을 달리해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하고 있다. 또 혼다처럼 굴림 방식에 따라서도 코드네임이 달라진다. 초대 이클립스(FF)는 D22A(1989-1994), AWD는 D27, 한때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2세대는 D32A(1995-1999), 그리고 2000~2005년에 나온 3세대는 엔진 배기량에 따라 2.4는 D52, 3리터는 D53A으로 구분된다.
미쓰비시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랜서 에볼루션 시리즈는 1992년 데뷔 이후 평균 1년 반 주기로 모델 체인지가 됐다. 엄격히 말해 풀 모델 체인지가 된 것은 5번이라고 할 수 있으며 현 모델이 랜서 에볼루션의 역사 중에서 가장 크게 변했다. 엔진만 보아도 랜서 에볼루션은 1992년부터 사용한 4G63을 2007년까지 사용했다. 현 모델에 쓰이는 4기통 터보는 4B11T이다.
랜서 에볼루션 코드네임
1세대 - CD9A(1992.10~1984.1)
2세대 - CE9A(1994.1~1995.8)
3세대 - CE9A(1995.8~1996.8)
4세대 - CN9A(1996.8~1998.1)
5세대 - CP9A(1998.1~1999.1)
6세대 - CP9A(1999.1~2001.3)
7세대 - CT9A(2001.3~2003.1)
8세대 - CT9A(2003.1~2005.3)
9세대 - CT9A(2005.3~2007.10)
10세대 - CZ4A(2007.10~)
마쓰다는 로터리 엔진으로 유명한 RX-7의 코드네임이 잘 알려져 있다. 초대 모델의 코드네임은 SA/FB, 1986~1992년에 나온 2세대는 FC3S, 그리고 마지막 모델인 3세대는 FD3S로 불린다. 3세대는 2002년을 끝으로 생산이 중지되었다. RX-7의 로터리 엔진은 12A로 시작해 13B RE-EGI, 13B REW로 업그레이드됐다. 그리고 2004년에 나온 RX-8은 보디와 엔진 형식이 크게 달라지면서 코드네임도 FE3S로 바뀌었다.
현재 사용되는 로터리 엔진은 르네시스 13B-MSP(Multi Side Port)이며 차후 직분사 버전도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마니아들에게 인기 높은 미아타는 초대 모델이 NA6(8)C(1989~1997), 2세대는 NB8c(1999~2005), 2005년에 나온 현 모델은 NC이다.
국산차도 코드네임이 점차 친근해지고 있다. 현대는 EF 쏘나타에 처음으로 차명에 코드네임을 적용했고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편이다. 현대의 코드네임은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알파벳과 한 자리 숫자를 조합했고 지금은 단순하게 알파벳 2개로 구성되고 있다. 초기 쏘나타의 경우 Y로 시작해 쏘나타3까지 숫자가 조합됐고 EF, NF, YF로 이어지고 있다. 각 알파벳은 고유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데, GK는 ‘GT in Korea', 또는 ’Girl Killer'라는 말도 있다.
현대차 모델별 코드네임
포니 엑셀 & 프레스토 - X(1986~1989)
엑셀 - X2(1989~1994)
엑센트 - X3(1994~1999)
베르나 - LC(1999~2005)
뉴 베르나 - MC(2005~)
엘란트라 - J1(1990~1995)
아반떼 - J2(1995~1999)
아반떼 XD - XD(2000~2006)
아반떼 HD - HD(2006~)
스텔라(쏘나타 포함) - Y1
쏘나타 - Y2(1988~1993)
쏘나타 2 & 3 - Y3(1993~1998)
EF 쏘나타 - EF(1998~2004)
NF 쏘나타 - NF(2004~2009)
그랜저 - L(1987~1992)
뉴 그랜저 - LX(1992~1998)
그랜저 XG - XG(1998~2005)
그랜저 - TG(2005~)
아토스 - MX(1997~2002)
스쿠프 - SLC
티뷰론 - RC
투스카니 - GK(2001~2008)
제네시스 - BH(2008~)
에쿠스 - LZ(1999~2005)
뉴 에쿠스 - VI
제네시스 쿠페 - BK(2008~)
투싼 - JM(2004~2009)
2세대 투싼ix - LM(2009~)
싼타페 - SM(2000~2005)
2세대 싼타페 - CM(2005~)
테라칸 - HP(2000~2006)
베라크루즈 - EN(2006~)
클릭 - TB(2002~)
라비타 - FC(2002~2007)
i30 - FD(2007~)
i10 - PA(2007~)
i20 - PB(2008~)
미국은 섀시의 코드네임 보다는 엔진이 더 알려진 경우가 많다. 포드는 듀라텍, 제텍 등이 유명하고 레이싱 엔진으로 개발한 V8 엔진에도 FR9이라는 코드네임이 붙는다. 미국의 대표 스포츠카인 코베트는 아주 간단하게 코베트의 이니셜인 C와 세대를 나타내는 한 자리 숫자를 조합한다. 6세대인 현 모델은 C6 같은 식이다. 반면 최강 버전 ZR1은 블루 데블이라는 별도의 코드네임이 따로 있다. GM 스몰 블록의 전통을 잇는 V8 엔진은 1997년에 나온 제너레이션 III의 LS1과 LS6이 있고 2004년부터 선보인 제너레이션 IV는 형식과 출력에 따라 11가지 버전으로 나뉜다. 이중 최강 버전은 코베트 ZR1에 올라가는 638마력의 LS9이다.
시보레 코베트
1세대 - C1(1953~1962)
2세대 - C2(1963~1967)
3세대 - C3(1968~1982)
4세대 - C4(1984~1996)
5세대 - C5(1997~2004)
6세대 - C6(2005~)
메이커와 달리 개인적으로 코드네임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바로 맥라렌 F1으로 유명한 고든 머레이이다. 고든 머레이가 만든 최초의 차 1966 IGM 포드는 타입 1, 그가 참여한 메르세데스 SLR 맥라렌은 타입 24이다. 그래서 그가 회사를 차려 발표한 신개념 시티카는 T25가 된다. 물론 SLR 맥라렌은 P7(R199/Z199)이라는 코드네임이 따로 있다. 이니셜을 P로 사용한 것은 맥라렌의 전통 중 하나로 당초 P8, P9, P10로 추가로 개발될 예정이었다. 둘의 관계가 계속 이어졌다면 벤츠의 새 수퍼카 SLS는 P8이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 개발로 방향을 틀면서 맥라렌의 새 수퍼카 MP4-12C는 P11이 됐다.
여기까지 대략적인 자동차의 코드네임을 알아봤는데, 이 이상 아는 건 시간 낭비이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다. 세아트, 로간 같은 브랜드의 코드네임 알면 누가 알아주나. 여기 나온 거 반만 외워도 당신은 이미 코드네임의 고수.
출처:http://board.auto.daum.net/gaia/do/car/porter/read?bbsId=carporter&articleId=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