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개월 전, 결혼 하면서 산 티비가 고장이 났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보고 월요일 아침에 켤려고 하니 전원에 불은 들어오는데 화면이 안 켜지는 겁니다. 몇일을 기다렸으나 계속 같은 상태라 수리요청을 했습니다. 수리기사가 와서 살펴보더니, 새 티비 사는 것보다 수리비가 더 비싸다며 사실상 수리불가 판정을 내렸습니다. 7년 정도 썼으니, 짧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아직 사망하기는 젊은 나이였는데, 티비는 밤새 고통없이 가셨습니다.


무상수거를 불러 티비를 보내고, 집사람과 티비 없이 살자고 합의를 봤습니다. 현재 티비가 있기는 있습니다. 하지만, 케이블을 연결 안해서 티비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오락기 모니터로만 사용하고 있죠.


티비 없이 살면서 바뀐 것을 제 기준에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1. 세상 변화에 둔해졌다. 원래 유행 같은 것에 관심이 없긴 했지만, 그래도 티비를 보다보면 조금씩은 얻어걸리는게 있기 마련인데, 관심있는 분야라면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라도 하는데 그런 것마저 없어지니, 무관심 분야는 완전히 동떠러지게 되었습니다. 개그콘서트를 엄청 좋아했는데, 방영시간이 바뀐 것도 모르고 살았을 정도입니다.


2. 눈이 애를 향하는 시간이 늘었다. 보통 밥을 먹으며 티비를 틀어놓는 경우가 많아 애를 보는 시간이 많이 않았는데, 티비가 없어지면서 눈을 둘데가 없어져서 눈길이 애를 향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밥 안 먹는다고 잔소리가 늘었죠.


3. 유튜브 사용시간이 늘었다. 티비를 볼 때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자주 봤습니다. 티비 볼 시간에 컴퓨터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넷플릭스에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 유튜브에 시사 채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거의 매일 보고 있습니다. 


4. 글자 읽는 일이 늘었다.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던 책을 보던 글자를 읽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티비 보던 시간을 전부 읽는 시간으로 대체된 것은 아니지만, 30% 이상은 늘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보니, 변화가 생각보다 민망할 정도로 적네요. 


좋아하는 개그콘서트, 1박2일 등을 못 보니, 티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지만 더 버텨보려고 합니다.

Posted by 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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